비 윌슨의 <포크를 생각하다 - 식탁의 역사> 서론 및 역자 후기
이 책 <포크를 생각하다: 식탁의 역사>는 요리와 식사를 중심으로 한, 곧 광의의 식탁에 관한 역사이다. 사실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는 우리가 가진 도구와 기술에 의존한다. 생선이 잡히는 나라에서 생선을 먹는 것은 당연하더라도, 생선을 염장하거나 말려서 오래 보존하는 기술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먹는 방식은 크게 달라진다. 아침에 토마토를 갈아 마시는 것은 지극히 간단한 일로 생각되지만, 블렌더라는 도구가 없다면 생각지도 못할 일이다. 음식의 역사는 재료와 입맛 못지않게 기술과 도구에 좌우되었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으로 눈을 돌려, 우리가 식탁에 올려두고 사용하는 갖가지 기술과 도구의 역사를 살펴보았다. 기술이라고 해서 뭔가 번쩍거리고 복잡한 것만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 멀게는 인류가 불을 피워 날재료를 익히기 시작한 것도 기술이고, 가깝게는 좁은 부엌의 조리대와 개수대에 갖가지 조리도구를 인체공학적으로 잘 배치하는 것도 기술이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냄비, 불, 칼, 계량 도구, 식사 도구 등등 가장 핵심적인 기술을 골라 8개의 장에 주제별로 배치했다.
음식 칼럼니스트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예전에 정치사상사를 전공하고 대학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고 하는데, 그런 경력이 있는 사람답게 식탁의 미시사를 꼼꼼하게 잘 추적하여 흥미롭고 희한한 일화들을 중심으로 펼쳐놓았다. 그리고 현재 영국의 이름난 요리사들과 역사학자들을 직접 만나 취재한 내용을 곁들였다. 그 덕분에 인류가 처음 토기를 빚어 냄비로 썼던 선사시대부터 과학적인 조리법을 추구하는 ‘모더니스트’ 요리가 각광받는 오늘날까지 시대를 종횡무진 누비는 잡학 정보가 책에 가득하다.* 서론 및 역자 후기 바로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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