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에서 마케팅까지, 샤오미의 모든 것



  애플과 삼성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꽉 쥐고 있는 오늘날, 중국의 한 기업이 겁 없는 도전장을 내밀었다. 단순히 도전에서 끝나지 않고 작년 한 해 5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린 이 기업이 바로 ‘샤오미’다. 샤오미의 CEO 레이쥔은 중국 국영방송 CCTV가 선정한 ‘2013년 중국 경제인물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샤오미는 어떻게 이런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

  샤오미의 첫 번째 스마트폰 출시 현장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샤오미와 CEO 레이쥔의 행보를 밀착 취재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샤오미의 사고방식과 추구하는 비전, 성공전략을 소개한다. 특히 비약적인 발전, 전복과 혁신의 사고방식, 정교한 전략의 배치 등 샤오미의 강점을 자세히 살펴보고, 후발주자로서의 약점을 어떻게 보완했는지도 생생하게 전달한다.

  샤오미를 성공으로 이끈 사고방식은 ‘인터넷 씽킹’이다. 집중, 극치, 입소문, 신속으로 설명되는 인터넷 씽킹은 ‘인터넷은 단순한 설비가 아닌 사고방식 그 자체’라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인터넷을 하나로 모은 중층 모델 ‘트라이애슬론’을 목표로 하고, 사용자 경험이 이윤보다 중요함을 강조한다. 이러한 샤오미는 인터넷 시대의 성공 공식을 잘 보여준다




 




Xiaomi Shock : ‘미친’ 스타트업이 나타났다
샤오미, 열풍을 일으키다 - 창조란 애초부터 ‘이상한’ 행위다.
 2011년 8월 16일 베이징, 레이쥔은 798 예술구로 향했다. 마침 그날은 MS의 윈도우7과 IE9 발표회가 있었다. 레이쥔은 그곳에서 샤오미 스마트폰 발표회를 가질 예정이었다. 현장에는 줄을 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기자들이 겨우 앞으로 비집고 들어가면서 스태프에게 물었다. “어디서 이렇게 많은 바람잡이를 데려왔어요? 정말 열성적인데요.” “저희가 데려온 사람들이 아닙니다. 본인들이 알아서 찾아온 것 같습니다.” 스태프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호평과 혹평 사이: 오후 2시 정각, 제품 발표회가 시작되었다.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앵그리 버드’ 캔버스화를 신은 레이쥔이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섰다. 그러자 샤오미의 오렌지색 티셔츠를 입은 미펀(米紛, ‘샤오미의 팬’이라는 뜻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을 가리킴)들로부터 열정적인 환호가 터져 나왔다. 레이쥔은 곧바로 1세대 샤오미 스마트폰, Mi 1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레이쥔이 파워포인트 화면을 넘길 때마다 열기가 더해졌다. 그리고 마침내, 스크린에 스마트폰의 가격이 떠올랐다. 고작 1,999위안(한화 34만 원 정도). 사람들은 들끓기 시작했다. “저 가격이 진짜야?” “우리는 샤오미를 원해요!” 사람들의 외침이 발표회장을 가득 메우고, 밖에서는 야외 스크린을 보며 환호성을 질렀다.

 샤오미가 등장한 그해,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 상태였다. 모토로라, 노키아 등 전통의 강호들조차 흔들리던 시기가 아니던가. 그날 레이쥔이 잡스를 연상시키는 차림으로 연단에 섰을 때, 미펀들의 열광적인 반응과는 달리 국내외 업계의 반응은 호평보다는 혹평에 가까웠다. 누군가의 비전이 상상을 뛰어넘을 경우, 그것은 미친 짓으로 평가받곤 한다. 당시 일각에서 샤오미를 보는 시각이 그러했다.

특이한 회사의 괴상한 행보: 레이쥔은 샤오미 스마트폰을 론칭하는 발표회마다 애플과 잡스를 모방했는데, 단순 모방에 그치지 않고 늘 무언가 조금 다른 익살스러운 장면과 행동을 연출했다. 레이쥔으로서는 일종의 대응이자 새로운 창조였다. 그러나 무대 아래의 경쟁자들은 이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대부분 경쟁자들은 레이쥔이 스티브 잡스의 마케팅 방식을 ‘카피’했다고 생각했다. 이런 ‘짝퉁’은 중국에서 워낙 비일비재한지라 업계는 거의 눈길도 주지 않았다.

 그러나 그러한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샤오미의 행보는 갈수록 ‘괴이’해졌고, 레이쥔은 업계 경쟁자들이나 기자들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결정을 내렸다. 예로 온라인 판매방식이 그것이었다. 구글이 온라인으로 스마트폰을 판매했다가 완패한 것은 온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샤오미 역시 화제몰이를 통해 지명도를 높이려는 것뿐이라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냉소를 보냈다. 하지만 레이쥔은 이슈가 되길 노린 것이 아니었다. 온라인 판매방식은 그가 생각하는 샤오미의 필생전략 중 하나였다.

구글의 실패에 도전하다: 레이쥔은 일찌감치 한 가지 현실에 주목하고 있었다. 날로 치열해지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하드웨어에 의존해 높은 이윤을 보는 영업방식에는 한계가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반면 인터넷으로 판매하면 중간유통 단계를 줄임으로써 원가를 낮춰 같은 사양이라도 훨씬 저렴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고, 고객도 자신의 기호에 따라 스마트폰 케이스 등 다양한 종류의 스마트폰 관련 제품을 온라인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으므로 개성을 중시하는 사용자들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것도 가능하다는 생각을 했다. 참고로 과거 구글에서 첫 번째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 넥서스원(Nexus One)을 온라인에서만 판매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었는데 그 이유는 오직 구글 사이트에서만 판매한 데다 경험 부족으로 인해 넘쳐나는 고객의 불만사항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레이쥔은 넥서스원의 실패를 거울삼아 다음 두 가지 조건만 충족하면 온라인에서 스마트폰을 판매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첫째, 마케팅을 잘해 지명도를 쌓아야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제품을 산다. 둘째, A/S 문제를 해결할 충분한 힘을 갖춰야 사람들이 안심하고 구매한다. 레이쥔이 보기에 구글이 실패한 것은 온라인에서 스마트폰을 파는 방법을 몰랐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레이쥔은 2007년에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조요닷컴을 창립한 경험이 있었고, 덕분에 인터넷을 통한 판매에 관해 잘 알고 있었다. 또한 레이쥔은 구글의 넥서스원이 실패했던 방법을 철저히 피해 판매방식을 결정했다.

 그는 우선 열혈 마니아 집단을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그들을 통해 샤오미에 대한 입소문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더불어 전자상거래 경험이 풍부한 판커(중국의 온라인 의류 쇼핑몰)와 손잡고, 그들이 제품의 보관과 배송, 애프터서비스까지 책임지도록 했다. 또 미유아이(MIUI, 샤오미가 자체 개발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전자게시판을 통해 인터넷 활동이 많은 30만 명의 이용자를 미리 육성했는데, 이런 방법들이 그가 스마트폰을 인터넷에서만 판매할 수 있는 힘이 되어주었다. 한편 온라인 판매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강력한 A/S 전략을 꾸렸다. 샤오미 직원들은 기본적으로 모두 고객서비스 업무를 담당했다. 또한 스마트폰을 출시한 뒤에는 중국의 전국 주요 도시에 ‘샤오미의 집’을 세워 고객의 방문 수리 문제를 해결했다.

 


 

미친 전략이 성과를 거두다 - 벼랑 끝에서 뛰어내리는 기분으로 창업하라.

가공할 만한 성장속도: 레이쥔의 ‘미친 전략’은 곧 기네스에 오를 만한 기록들로 보답받았다. 2013년 11월 11일, 샤오미는 텐마오(중국의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 3분 만에 1억 위안(한화 168억 정도) 돌파’란 판매 신화를 썼으며, 일일 판매액 5억 5천 위안(한화 928억 원 정도)의 대기록도 세웠다. 그리고 창업 4년, 스마트폰 출시 3년 만에 샤오미는 삼성을 제치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올랐고,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5위에 자리했다(2014년 현재). 놀라운 점은 흔한 길거리 광고 하나 없이 이 같은 판매고를 올렸다는 사실이다. 덕분에 마케팅 비용은 매출 대비 1%에 불과했는데, 이는 온라인으로만 이뤄지는 샤오미 판매방식이 얼마나 응집된 효과를 발휘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샤오미의 진짜 비전은 스마트폰이 아니다: 샤오미의 관계자들은 “우리의 정체성은 하드웨어(스마트폰) 제조사에 있지 않다”고 말한다. 그런 샤오미가 스마트폰 사업에 열을 올리는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으니, 바로 모바일 인터넷의 입구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과거 IBM은 Ms의 윈도우 운영체제를 좌지우지하며 PC 시대 최대의 승리자가 됐다. 또한 인터넷 시대에 들어서면서 포털 사이트 야후, 검색엔진 구글, 훗날의 페이스북 같은 커뮤니티 사이트 등이 인터넷의 입구가 돼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그렇다면 모바일 인터넷 시대의 입구는 어디에 있을까? 레이쥔은 오랫동안 이 문제를 고민해왔다. 그는 UC 웹 같은 브라우저 업계나 수많은 온라인 쇼핑몰에 투자한 끝에 브라우저나 SNS가 아닌 스마트폰 자체가 모바일 인터넷의 마지막 입구임을 깨달았다. 스마트폰은 PC에 비해 상대적으로 휴대성이 좋고 모바일 인터넷 시대에 사람들의 생활을 완벽히 바꿀 수 있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레이쥔이 돈을 벌지 못한다 해도 스마트폰 시장을 점령하고자 하는 이유다. 즉 샤오미 스마트폰을 사용함으로써 UC 웹 브라우저를 사용하게 되고, 인터넷 쇼핑몰인 판커와 러타오에서 쇼핑을 하게 되며, 킹소프트가 개발한 게임을 가지고 놀게 되고, WPS 오피스 프로그램으로 업무를 보며, 데이터를 저장할 때는 킹 소프트 클라우드를 사용하게 된다. 만약 스마트폰 화면이 작게 느껴진다면 외부에서 샤오미허즈와 연결해 샤오미TV를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는 지불수단으로 미비(米幣)를 사용하고, 오프라인에서는 라카라를 이용하게 된다.

 이처럼 레이쥔이 투자했거나 샤오미와 연관된 기업(일명 ‘레이쥔 계열’로 불린다) 또는 사업들은 모두 모바일 라이프 시대를 재촉하는 것들인데, 이러한 기업들의 성장이 무르익으면서 샤오미가 모바일 인터넷 분야에서 발전할 수 있는 풍부한 밑거름이 됐다. 앞으로 모바일 인터넷이 우리의 생활을 바꾼다면, 적어도 중국 내에서만큼은 그 선두에 샤오미가 있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더 나아가 샤오미는 텔레비전과 스마트카 등 생활 전반에서 호환되는 디지털 라이프 스타일이 ‘샤오미’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통일되기를 원한다. 여기에 사용자들을 참여시킴으로써 자생적으로 생존하는 IT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그들의 꿈이다. 따라서 현재 샤오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더 많은 스마트폰을 팔고 더 넓은 시장을 점령하는 일이다. 그래야만 모바일 인터넷 입구의 제품을 통해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샤오미에는 트라이에슬론(샤오미가 자신들의 사업모델을 설명할 때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인터넷 서비스 세 가지를 일컬어 부르는 말) 외에도 글로벌화가 더욱 시급하다. 온 세상에 샤오미를 알려야 레이쥔이 꿈꾸는 세계적인 일류기업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적인 브랜드로 거듭날 때 샤오미는 비로소 애플이나 삼성처럼 사람들의 생활을 바꿀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샤오미가 전복해야 할 대상은 단순히 스마트폰업계나 모바일 인터넷이 아니라, 모바일 인터넷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의 생활방식일 것이다. 또한 이런 전복을 통해 전혀 새로운 생활 경험을 창조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샤오미의 진짜 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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